또래를 때리는 아기,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 발달 이해와 부모 대처법
12개월 이후, 특히 18~36개월 시기는 아이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본격적으로 배우는 시기입니다. 이때 자주 마주하게 되는 고민 중 하나는 또래 친구를 때리거나 미는 행동입니다.
“장난감 뺏겼다고 손이 먼저 나가요”, “싫다고 말 못 하고 밀어요” 많은 부모들이 이 시기의 공격적 행동에 당황하고, 때로는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느낍니다. 하지만 이 시기의 때리기나 밀기 행동은 ‘버릇없는 행동’이 아니라 감정을 다루는 능력이 미숙한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일 수 있습니다.
아이의 사회성과 감정 조절은 서서히 배우는 과정입니다. 이 글에서는 또래 다툼과 때리기 행동의 주요 원인, 부모의 적절한 개입법, 그리고 아이의 감정 조절을 키워주는 훈련법까지 구체적으로 안내합니다. 특히 반복되는 상황에 대해 어떻게 관찰하고 대응할지를 실질적인 예시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왜 때릴까? 아기 공격 행동의 발달적 원인
아이의 때리기 행동은 갑작스럽게 보일 수 있지만, 대부분은 명확한 이유가 있습니다. 아래는 대표적인 발달적 원인입니다.
- 언어 표현의 미숙함: 아직 “싫어”, “하지 마”를 말로 표현하지 못해 행동으로 감정을 전달합니다. 말이 늦는 아이일수록 손이 먼저 나가기 쉬운 이유입니다.
- 자기 통제력 부족: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 기능은 3세 이후에도 천천히 발달하므로 순간적인 감정에 휘둘리기 쉽습니다. 화가 나면 행동으로 터져 나오는 시기입니다.
- 자신의 것을 지키려는 본능: 장난감을 빼앗기거나 공간이 침범당했을 때 본능적으로 방어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내 것’에 대한 감각이 생기기 시작한 만큼, 더 민감해지는 시기입니다.
- 관심 끌기 혹은 환경 자극: 지나치게 자극적인 환경, 피로감, 또는 부모의 반응을 끌기 위한 행동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스트레스를 표현할 방법이 부족할 때도 때리기가 나타납니다.
이 시기의 공격 행동은 감정과 행동 사이의 연결을 배워가는 중요한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를 단순히 판단하기보다는, 그 속의 감정을 읽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장에서 부모가 할 수 있는 반응과 지도법
아이의 때리기 행동을 목격했을 때, 부모의 반응은 행동 수정에 큰 영향을 줍니다. 당황하거나 지나치게 혼내는 것보다는, 상황을 이해하고 감정을 언어화해 주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 즉시 중단시키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해 주기: “지금 화났구나. 하지만 때리는 건 안 돼. 그렇게 말해야 해.” 아이의 감정을 인정하되 행동은 분명히 제지합니다.
- 피해 아동에게도 공감 표현하기: “아야, 놀랐겠구나. 미안해. 친구가 갑자기 손을 썼네.” 피해 아동에 대한 공감은 아이에게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는 기회를 줍니다.
- 억지 사과보다는 감정 표현 유도: “지금 기분이 어때? 다시 놀고 싶니?” 사과를 강요하기보다는 감정 연결을 통해 공감 능력을 키워줍니다.
- 재연과 그림책 활용: 시간이 지난 후 상황을 그림책, 인형놀이 등으로 재연하며 감정 해결법 안내. 아이는 놀이를 통해 상황을 정리하고 감정을 정비합니다.
이런 대응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복될수록 효과가 커집니다. 아이는 점차 “화를 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스스로 선택하게 됩니다.
감정 조절 훈련과 예방적 접근
감정은 훈련 없이 저절로 조절되지 않습니다. 아이에게는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고 이해하는 ‘도구’가 필요합니다.
- 감정 그림카드와 거울 놀이: 다양한 감정을 인식하고 설명하는 훈련을 통해 자기감정에 대한 이해도를 높입니다.
- 대안 행동 제시하기: “화날 땐 말로 해”, “싫으면 뒤로 가자” 등 구체적인 문장으로 행동을 대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 안전한 감정 분출 환경 제공: 쿠션 던지기, 말하기 쿠션 등을 통한 분출 훈련은 아이가 억압 없이 감정을 해소하는 통로가 됩니다.
- 상황별 기록과 예측: 특정 상황에서 반복된다면 원인과 패턴을 기록하고, 비슷한 상황이 오기 전에 미리 대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낮잠을 못 잔 날이나 특정 친구와 놀 때만 때리는 행동이 잦다면 그 상황의 ‘전조 신호’를 이해하고 개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때리지 마!”보다 “이럴 땐 이렇게”가 필요합니다
또래 다툼은 사회성을 배우는 첫 단계입니다. 때리기, 밀기 같은 행동은 발달적으로 자연스러운 표현일 수 있으며, 중요한 것은 부모의 일관된 대응과 감정 언어화 지원입니다.
“그 행동은 안 돼”라고 말하면서 “하지만 네가 느낀 감정은 괜찮아”라고 전해주는 태도. 이것이 아이에게 안전한 자기 조절 능력을 길러주는 첫걸음입니다. 감정이 잘 다뤄질 수 있는 환경에서 아이는 더 건강한 관계 맺기를 배워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