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돌(36개월 전후)은 아이의 언어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입니다. 단어 수가 수백 개를 넘기고, 간단한 문장을 스스로 조합하며 자기감정과 욕구를 말로 표현하려는 시도가 늘어납니다. 이 시기에 어휘력과 문장 구성 능력을 키우는 자극이 충분하지 않으면, 사회성, 학습력, 자기 표현력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세 돌 아기의 어휘력을 효과적으로 키우기 위한 일상 자극, 책 활용법, 대화법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실천 전략을 제안합니다.
어휘력은 환경이 만든다: 일상 속 자극이 결정적
어휘력은 외우는 능력이 아니라, 경험하고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익히는 능력입니다. 아이는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 단어를 체득하고, 그 단어가 어떤 감정이나 행동과 연결되는지 이해하며 점점 표현력을 넓혀갑니다.
- 사물 이름만 말하지 말고, 속성과 감정을 함께 설명해 주기: “이건 사과야. 빨갛고 아삭아삭하지. 상큼한 냄새도 나.”
- 한 단어에 여러 표현 덧붙이기: “달리다 → 빨리 달리다, 조심히 달리다, 신나게 달리다”
- 반의어·유의어도 함께 알려주기: “차가워 vs 따뜻해”, “기쁘다 vs 속상하다”
이런 자극은 단어의 폭뿐 아니라 아이의 감정 이해, 표현 능력까지 함께 키워줍니다.
아이 말문을 열어주는 대화 방식은 따로 있다
부모가 아이와 나누는 대화가 ‘지시’나 ‘질문’ 위주라면, 아이는 자신의 말을 길게 이어가기가 어렵습니다. 열린 질문과 확장 반응이 어휘력 자극의 핵심입니다.
- 열린 질문 활용하기: “이건 왜 무서웠어?”, “어떤 기분이 들었니?”
- 아이의 말을 문장으로 확장해 주기: “엄마랑 놀래” → “엄마랑 같이 블록 놀이하고 싶구나?”
- 감정 표현에 단어 붙이기: “입 삐죽 나왔네? 속상했어?”
이런 대화를 반복하면 아이는 자신의 경험을 단어로 정리하는 법을 배우고, 표현에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예를 들어, 그림을 그린 뒤 “이건 뭐야?”보다는 “이 그림은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까?”라고 묻는 것이 더 많은 언어를 이끌어냅니다.
책은 어휘력의 보물 창고, 놀이와 연결하면 효과 2배
책은 단어를 배우는 가장 풍부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읽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책 내용을 현실과 연결하며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언어 능력 향상에 효과적입니다.
- 같은 책 반복해서 읽기: 예측력이 생기고, 표현이 자연스러워짐
- 등장인물의 감정 묻기: “이 친구는 왜 울었을까?”, “지금은 어떤 기분일까?”
- 역할극 놀이와 연결: “책에서 고양이가 생일 파티했잖아, 우리도 인형 생일잔치 열어볼까?”
실제로 한 아이는 ‘빨간 모자’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인형을 들고 “늑대가 왔어요, 무서워요!”라고 상황극을 이어갔습니다. 책이 언어 놀이로 확장되면 단어뿐 아니라 상상력, 감정 표현까지 함께 자랍니다.
부모가 자주 하는 실수, 이렇게 바꿔보세요
말이 늦다고 걱정하는 부모일수록 오히려 말을 ‘가르치려는’ 태도가 되기 쉽습니다. “이건 뭐야?”, “이건 어떻게 말하지?” 같은 잦은 질문은 아이를 위축시킬 수 있습니다.
그보다는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대상에 맞춰 말 걸기, 아이가 스스로 표현할 기회를 기다려주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때로는 아이가 멍하니 바라보는 장난감에도 부모가 “그거는 소리 나는 장난감이네. 누르면 어떻게 될까?”처럼 설명을 덧붙이며 어휘 자극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결론: 아이의 언어는 감정과 경험을 말로 연결하는 능력입니다
세 돌 아기는 말할 준비가 된 존재입니다. 이 시기에 풍부한 단어 자극, 따뜻한 대화, 흥미를 자극하는 책과 놀이가 함께할 때, 아이는 단어를 삶 속에서 흡수하며 자기 표현력을 키워갑니다. ‘많이 말하게 하는 것’보다 ‘듣고 반응해 주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아이가 말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말 걸기보다 말 들어주기를 오늘부터 시작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