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을 전후로 갑자기 아이가 엄마 곁을 떠나지 않으려 하거나, 잠시만 떨어져도 울고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이는 바로 ‘분리불안’입니다.
분리불안은 아이가 애착을 맺은 양육자와 떨어지는 상황에서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는 자연스러운 발달 현상으로, 생후 8개월 전후로 시작해 돌 이후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이 글에서는 돌 지난 아이들의 분리불안이 왜 생기는지, 정상 발달인지 구분하는 방법, 그리고 부모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극복 전략을 소개합니다.
분리불안의 이해 – 발달 과정의 일부
분리불안은 대부분의 아이에게 나타나는 정상적인 정서 반응입니다. 돌 전후 아이들은 애착 대상이 안정적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면서, 그 존재가 사라졌을 때 불안과 공포를 더 강하게 느끼게 됩니다.
돌 이후 분리불안이 심해지는 이유:
- 애착 형성의 안정화: 주 양육자에 대한 유대가 깊어질수록 떨어짐에 대한 불안이 커집니다.
- 객체 영속성의 발달: 사라진 사람이 여전히 존재함을 인지하게 되면서, 엄마가 떠난 사실을 더 분명히 인식합니다.
- 언어 표현의 한계: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시기여서 행동으로 불안을 표현하게 됩니다.
분리불안의 강도와 시기는 아이마다 다르며, 성향, 가정환경, 양육자와의 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돌 무렵 심한 분리불안을 겪지만, 다른 아이는 2세가 지나서야 나타나기도 합니다.
어린이집 등원 초기, 특히 새로운 반이나 선생님을 만나는 환경에서는 분리불안이 다시 심화되기도 합니다. 어떤 아이는 갑자기 배변 훈련에 실패하거나, 밤에 깨서 울음을 터뜨리는 등 일시적인 퇴행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는 환경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반응이며,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안정됩니다.
분리불안 극복을 위한 일상 전략
- 예고하고 작별 인사하기: 갑작스러운 이별은 더 큰 불안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엄마 다녀올게" 같은 짧은 인사가 필요합니다.
- 숨지 말고 당당하게 떠나기: 몰래 나가는 대신 명확한 작별 인사를 통해 아이에게 신뢰를 심어주세요.
- 짧은 분리 연습하기: 같은 공간에서도 따로 있는 시간을 늘리며, 아이가 독립적인 시간을 경험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 돌아온다는 경험 반복하기: 떠나더라도 반드시 다시 돌아오는 경험을 통해 아이는 안정감을 얻게 됩니다.
- 안정적인 일과 루틴 만들기: 하루의 흐름이 일정하면 예측 가능성으로 인해 불안이 완화됩니다.
작은 분리 경험을 반복하며 아이는 점차 ‘기다릴 수 있다’는 감정을 배우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일관된 태도로 아이의 감정을 수용하고, 스스로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부모가 매일 같은 방식으로 “엄마는 꼭 돌아와”, “오늘도 선생님이 기다리셔”처럼 반복적인 언어를 사용하면 아이는 서서히 신뢰를 쌓게 됩니다. 처음에는 힘들지만, 일정한 말과 행동이 아이의 감정 조절력을 키워주는 핵심 도구가 됩니다.
부모의 감정 조절도 중요합니다
아이의 분리불안에 맞서려면 부모 스스로도 감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 울음에 흔들리지 않기: 아이가 울더라도 일관되게 인사하고 떠나는 행동이 신뢰를 만듭니다.
- 감정 읽어주기: “엄마랑 떨어지는 게 속상했구나”처럼 감정을 인정해 주는 표현을 사용하세요.
- 돌봄 공유 훈련하기: 아빠, 조부모 등 다른 보호자와의 시간을 늘려 다양한 애착 경험을 도와주세요.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엄마도 지금 마음이 아프지만, 너를 믿고 다녀올게”라는 말은 아이에게 진심을 전달하고, 감정 표현의 모델이 됩니다. 부모의 정서적 안정은 아이에게 ‘혼자서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내면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결론: 분리불안은 독립을 위한 디딤돌입니다
분리불안은 아이가 정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는 자율성과 독립심을 키우며, 신뢰를 기반으로 세상을 탐색하는 힘을 얻습니다.
부모는 그 과정을 기다려주고 지지하며, 일관되고 따뜻한 태도로 아이가 혼자 있어도 괜찮다는 감정을 내면화하도록 도와주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분리불안은 결코 문제 행동이 아니며, 성장의 일부입니다. 중요한 건 그 불안을 감싸 안고, 아이의 독립을 응원하는 우리의 시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