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에서 스물네 달 무렵, 많은 부모들이 겪는 고민 중 하나는 “아기가 엄마만 찾는다”는 현상입니다. 밤에도 엄마만 찾고, 낯선 상황에서도 아빠보다 엄마에게 의지하려는 모습이 반복되면, 자연스럽게 아빠는 소외감을 느끼고, 엄마는 육체적·정서적으로 지치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애착의 균형이 왜 중요한지, 편중된 반응이 발생하는 원인, 그리고 아빠와의 연결을 자연스럽게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살펴봅니다.
엄마 편중, 아기의 감정은 어떻게 형성될까
아기에게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익숙하고 안정적인 존재입니다. 특히 모유 수유와 같은 밀착된 양육 경험을 한 아이일수록 엄마에 대한 애착은 더욱 깊게 형성됩니다. 이는 전혀 이상한 현상이 아니며, 심리학적으로도 기본 애착 대상이 형성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오직 한 사람에게만 의존하는 애착 구조는 부모 모두에게 부담을 주고, 아기 자신도 새로운 환경이나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편중된 감정 연결은 확장 가능한 관계로 유도되어야 하며, 이는 부모의 역할 분담과 감정적 리듬 형성이 함께 이루어질 때 자연스럽게 실현됩니다. 특히 정서 안정감은 반복되는 상호작용 속에서 길러지므로, 아기의 일상 루틴 속에서 다양한 감정 경험이 축적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연스러운 연결, 아빠와의 감정 루틴 만들기
아기에게 아빠는 때때로 덜 익숙한 존재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빠와의 관계가 안정적으로 형성되면, 엄마와의 애착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더 넓게 받아들이는 기반이 됩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빠와의 반복적인 접촉입니다. 주말에 잠깐 놀아주는 방식보다는, 매일 같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짧은 루틴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매일 저녁 목욕은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 잠자기 전 책 읽기는 아빠의 몫처럼 역할을 정해두면 아기는 그 리듬을 예측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러한 루틴은 단순한 시간 확보를 넘어, 아기가 신뢰를 형성하는 기반이 되며, 감정적 일관성을 갖춘 보호자로 아빠를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아기의 감정에 맞춘 놀이 참여가 필요합니다. 공 굴리기, 역할놀이, 인형에게 말 걸기 같은 상호작용 중심의 놀이들은 아빠와 아기 사이의 감정 연결을 깊게 해주는 장면을 자주 만들어냅니다. 웃음, 놀람, 칭찬이 오가는 순간들이 쌓이면서, 아빠는 단순한 조력자가 아니라 아기에게 중요한 감정 대상이 됩니다.
엄마의 중재, 감정을 존중하는 방향이어야 합니다
아기가 엄마만 고집하는 시기에는 엄마가 일부러 자리를 피하라는 조언도 있지만, 정서적 기반이 불안한 상태에서의 단절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엄마가 물리적으로 존재하되, 아빠가 중심이 되는 상황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목욕 시간에는 욕실 밖에서 엄마가 대기하고, 아빠가 주도적으로 씻겨주는 방식을 반복하거나, 잠자리 루틴에서 엄마가 첫 안아줌을 시작하고 아빠가 책을 읽고 마무리하는 구조로 구성하는 것도 좋은 예입니다. 엄마는 아빠와 아기가 함께 보낸 시간에 대해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빠랑 책 읽었구나, 즐거웠겠다” 같은 말은 아기의 기억 안에 아빠와의 시간이 긍정적인 경험으로 남게 도와줍니다. 동시에 아빠의 돌봄 행동에 대해 “당신이 안아줄 때 아기가 더 안정돼 보여” 같은 언어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줍니다. 이런 감정적 언어 자극은 아빠의 참여를 자연스럽게 강화시키고, 아기에게도 새로운 애착 대상을 받아들이는 심리적 공간을 만들어줍니다.
결론: 감정의 주체를 늘리는 것, 그것이 균형입니다
아기가 엄마만 찾는 것은 자연스럽고 본능적인 반응입니다. 하지만 이 감정이 한 사람에게만 머물지 않고 넓게 뻗어나가려면, 아빠와의 연결이 억지스럽지 않게 반복되고 확장되어야 합니다. 감정의 연결은 단순한 시간의 양보다, 얼마나 자주 정서적으로 깊이 있게 교류했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엄마와 아빠가 각자의 방식으로 주체가 되어 아기의 마음에 닿는다면, 아이는 보다 안정되고 넓은 관계 안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일상에서 반복되는 ‘공감받는 경험’이 쌓이면, 아기는 새로운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신뢰와 표현을 자연스럽게 확장해 나갈 수 있습니다. 결국 애착은 경쟁이 아니라 감정의 영역을 확장하는 여정이며, 그 여정을 함께 걷는 보호자의 존재가 아이에게 무엇보다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