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4개월 사이 아기들은 언어 표현이 본격화되기 전, 다양한 행동과 소리, 표정을 통해 자신의 욕구를 전달합니다. 말은 아직 서툴지만, 몸짓 언어나 정서 표현은 이미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죠. 이 시기 부모가 아기의 행동 언어를 얼마나 잘 이해하느냐에 따라, 아기의 의사소통 능력과 정서적 안정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말 이전 단계의 의사 표현 방식과 아기 행동 언어의 유형, 그리고 상황별 해석과 반응 요령까지 구체적으로 정리해 드립니다.
말보다 먼저 시작되는 아기 행동 언어
생후 열두 개월부터 열여덟 개월까지는 언어 이전 단계에서 아기의 의사 표현이 폭발적으로 확장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 아기들은 말을 유창하게 하지 못하지만, 손짓, 눈빛, 표정, 짧은소리 등을 통해 다양한 감정과 욕구를 전달하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는 원하는 것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양팔을 들고 안아달라는 표현, 장난감을 건네며 함께 놀자는 의도 등이 포함됩니다. 눈을 맞추며 손을 흔드는 것은 관심을 끌려는 신호일 수 있고,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행동은 분명한 거절 의사일 수 있습니다. 반복적인 몸짓이나 의미 없는 듯한 소리도 사실은 ‘내 말을 들어달라’는 요청일 수 있기 때문에, 부모는 이를 장난으로 넘기지 않고 하나의 메시지로 해석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컵을 자꾸 떨어뜨리는 행동도 단순한 버릇이 아니라, 반응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학습 욕구의 표현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언어는 아직 서툴지만, 아기의 몸짓과 표정에는 충분한 메시지가 담겨 있으며, 부모가 이를 잘 읽어주는 것이 언어 발달의 초석이 됩니다.
행동 언어는 맥락과 감정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비언어 표현은 정형화된 단어보다 훨씬 다양하고 복합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해석에 신중함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기가 입을 벌리며 소리를 내는 행동은 배가 고파서일 수도 있고, 단순히 지루하거나 감정을 표현하고 싶어서일 수도 있습니다. 울음 역시 단순한 불편함 이상의 감정을 담고 있으며, 피곤함, 욕구 좌절, 낯선 상황에 대한 불안 등 복합적인 이유에서 비롯됩니다. 아기의 행동 언어를 정확히 해석하기 위해서는 직전의 상황, 아기의 표정과 몸짓, 평소 행동 패턴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게 싫었구나?”, “놀고 싶었어?”처럼 감정을 짚어주는 문장을 반복하면, 아기는 자신의 감정을 언어로 정리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자주 반복되는 행동을 기록해 두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특정 행동이 반복되는 상황이나 시간대를 확인하면, 부모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아기의 욕구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해석은 정답을 찾기보다는 아기의 감정을 존중하고, 그 의도를 수용하려는 태도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말보다 중요한 것은 반응의 방식입니다
말을 하지 못한다고 해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 시기의 아기에게는 부모의 반응 속도가 말보다 중요합니다. 아기가 어떤 행동으로 신호를 보냈을 때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그 신호를 언어로 연결해 주는 것이 말 배우기의 기반이 됩니다. 예를 들어 아기가 사과를 가리키면 “사과 먹고 싶구나”, 장난감을 내밀면 “같이 놀고 싶어?”라고 반응해주는 식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아기는 자신이 표현한 것이 이해받고 있으며, 그 표현에 단어가 따라붙는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학습합니다.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를 반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옷을 입히며 “옷 입자”, 손을 씻기며 “손 닦자”처럼 짧고 명확한 문장을 자주 들려주는 것이 언어 습득에 도움이 됩니다. 그림책은 말과 행동 사이를 연결해주는 훌륭한 도구입니다. 아기가 보여주는 감정이나 행동을 책 속 장면과 연관 지어 설명하면, 아기는 더욱 풍부한 언어 자극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반복과 일관성입니다. 부모가 차분하고 일관되게 반응하면, 아기는 말 이전에도 자신이 표현한 것이 수용된다는 안도감을 느끼며 자연스럽게 언어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결론: 말은 늦어도 표현은 이미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 시기의 아기에게 있어 말보다 먼저 시작되는 것은 바로 행동과 표정을 통한 표현입니다. 늦은 언어 발달을 걱정하기보다는, 이미 전달되고 있는 아기의 다양한 신호에 주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모가 말 대신 손짓과 눈빛을 해석하고, 그것을 말로 풀어 연결해주는 역할을 충실히 한다면 아기의 표현 능력은 더욱 탄탄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언어는 단어보다 감정과 관계를 담는 도구이며, 표현은 말보다 앞서 존재합니다. 아이의 손짓에 반응하고 눈빛을 언어로 번역해 주는 부모의 태도가, 진정한 말 배우기의 출발점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