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3세 전후부터 점차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말로 표현하려는 시도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감정은 여전히 울음, 소리 지르기, 몸으로 표현됩니다. "싫어", "화났어", "무서워"와 같은 말은 점차 사용되지만, 아이 스스로 감정을 명확히 구분하고 표현하기는 아직 어려운 시기입니다.
3세는 감정어휘 학습의 시작점입니다
3세 아기는 자기중심적 사고가 강한 시기로, 기분의 원인을 인식하지만 언어로 해석하기 어려워합니다. 기분이 나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냥 싫어"라고 답하거나, 특정 상황 없이도 짜증을 부리며 감정을 표현합니다. 이 시기의 언어 표현은 “좋아”, “싫어”, “화나”처럼 기본적인 감정 단어 위주로 형성됩니다.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대신 언어로 풀어주는 ‘감정 통역’은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장난감을 빼앗기고 울 때 “속상했구나, ○○가 네 장난감을 갑자기 가져가서 놀랐지?”라고 말해주는 방식은 아이가 스스로 감정을 인식하고, 나중에 말로 표현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언어화 과정은 정서 안정과 자기 통제력 발달의 기초가 됩니다.
또한 감정 단어는 상황과 연결되어야 실제 언어로 정착됩니다. 단순히 “기뻐요”라고 외우는 것보다, “친구랑 같이 놀아서 기뻤어”처럼 상황 중심으로 사용되는 표현이 효과적입니다.
감정어휘는 책과 일상대화 속에서 키워집니다
- 감정 중심 그림책: 등장인물의 표정과 상황을 함께 읽고, “얘는 왜 울고 있을까?”, “기뻐 보여? 속상해 보여?”처럼 질문을 던지며 감정을 연결해 줍니다.
- 일상 대화: 유치원 다녀온 후 “오늘 재미있었어?”, “누구랑 놀았어?”와 같은 질문과 함께 “그때 기분이 어땠는지”를 물어보는 방식으로, 감정 회고 대화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 감정 카드놀이: 화난 얼굴, 기쁜 얼굴, 무서운 얼굴 등을 보여주며 “이 표정은 어떤 기분일까?” 하고 함께 감정을 맞추어보는 활동은 감정-표정 연결 능력을 높여줍니다.
이처럼 다양한 일상 자극을 통해 아이는 말과 감정을 연결 짓는 법을 익히게 됩니다. 특히 반복적으로 같은 단어와 감정 상황이 연결되면, 아이는 서서히 자신만의 감정 어휘를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부모가 일관되게 감정 표현을 언어화해 주는 것은 정서 발달의 중요한 자극입니다.
감정 말하기 훈련은 하루 10분이면 충분합니다
- 감정 루틴: 자기 전, “오늘 기분이 어땠어?”, “기분 나빴던 일 있었어?” 같은 질문으로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일기를 쓰는 것처럼, 감정을 언어로 마무리하는 습관이 형성됩니다.
- 갈등 복기: 친구와 다퉜거나 부모에게 화냈던 상황을 되짚으며, “그때 왜 화났는지 기억나?”라고 물어보며 원인을 언어로 풀어보는 훈련을 해보세요. 이는 감정-행동-결과를 연결하는 사고력을 키워줍니다.
- 대처 말 연습: "기다려 주세요", "싫어요", "화났어요"처럼 아이가 스스로 사용할 수 있는 감정 표현 문장을 짧게 반복 연습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는 상황에 적절한 언어 대응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 시기 아이는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감정 어휘를 내면화합니다. 놀이 시간, 식사 전후, 등원길과 같은 짧은 일상 틈새를 활용해 “기쁘다”, “속상하다”, “걱정된다”와 같은 말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말이 감정을 대체하는 순간, 울음이나 공격 행동이 줄어들게 됩니다.
결론: 감정 표현은 말의 훈련으로 키워질 수 있습니다
3세는 정서 표현을 언어로 전환하기 가장 적절한 시기입니다. 부모가 감정의 이름을 알려주고, 그 감정을 받아주는 대화를 반복해 주면 아이는 감정이란 것이 억제하거나 숨겨야 할 것이 아니라, 말로 표현해도 되는 것임을 배우게 됩니다. 이는 아이의 자기 조절 능력과 대인관계 기술의 출발점이 되며, 더 나아가 학교생활, 친구 관계에서도 중요한 토대가 됩니다. 매일 10분씩 아이의 감정을 듣고 말하는 루틴을 만들어주세요. 이 짧은 습관이 아이의 평생 감정 언어를 풍요롭게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감정을 판단하거나 수정하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태도’입니다.